막상 프로젝터를 사기로 마음먹었다 하더라도 수십 가지가 넘는 프로젝터에서 자기한테 맞는 프로젝터를 고르기란 쉽지 않다. 필자 역시 대여섯 달을 고민하고 연구하다 결정을 내렸을 정도다. 아래는 필자가 고민했던 부분을 정리한 것이다. 자신의 취향이나 용도에 따라 각 항목별로 가중치를 두어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예산 '머니 머니 해도 머니(money)'가 제일 중요하다. 자신이 지출할 수 있는 예산을 생각해보자. 자동차를 구입할 때도 그렇지만 조금만 더 좋은 모델을 찾다 보면 처음 예산보다 배로 뛸 수 있다. 그렇다고 어느 분처럼 '50만원짜리 괜찮은 중고 프로젝터 없나요?'라고 한다면 곤란하다. 쓸 만한 프로젝터를 사려면 적어도 100만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 프로젝션 TV 중 제일 싼 것이 얼마인지 생각해보라. 하지만 너무 예산에 얽매이면 사놓고 후회할 수도 있으니 어느 정도 여유는 두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프로젝터를 구매하게 되면 스크린도 사야 하고, 프로젝터와 DVD 플레이어를 연결하는 케이블도 사야 하고, 프로젝터를 천장에 매달 브래킷도 사고, 경우에 따라 프로젝터 렌즈 앞에 끼울 필터도 사야 하므로 이들 액세서리 가격도 예산에 포함해 고려해야 한다.
●LCD·DLP·CRT 프로젝터 예산이 정해졌으면 예산 대에 있는 프로젝터를 조사한다. LCD 프로젝터는 격자가 눈에 거슬리는지, DLP 프로젝터는 컬러 브레이킹 현상이 보이는지 직접 확인해보자. 만약 눈에 거슬린다면 당연히 리스트에서 제외한다. CRT 프로젝터는 고가이긴 하지만 DLP 프로젝터도 그에 못지않은 고가 기종이 있으므로 어느 하나만 고집하지 말고 세 종류 두루 살펴보는 것이 좋다.
●4:3이냐 16:9냐? LCD 프로젝터나 DLP 프로젝터는 고정된 픽셀을 가지고 있으므로 4:3 패널을 사용하는지, 16:9 패널을 사용하는지, 848x600처럼 듀얼 방식인지 조사한다. 4:3은 컴퓨터 화면, 게임 화면, TV 화면, 뮤직 비디오 화면의 주된 화면 비율이다. 이 영상을 주로 활용한다면 4:3 패널을 탑재한 프로젝터를 선택해야 한다. 반면 DVD로 영화를 주로 감상한다면 16:9 패널을 탑재한 프로젝터가 유리하다. 둘 다를 만족시키려면 848x600의 화면비를 가지는 모델이 좋다. 하지만 이런 모델은 현재 몇 개 출시되지 않았다.
4:3 프로젝터에서 16:9 화면의 영화를 보려면 4:3 패널의 위아래 픽셀을 사용하지 않고 검은 막대기를 만들어 16:9 화면을 만들게 된다(레터박스 형태이다). 예를 들어, 800x600 해상도의 프로젝터라면 800x450의 픽셀만 사용하게 된다. 16:9 패널의 프로젝터는 16:9 화면에서 꽉 차게 나오지만 4:3 게임 화면은 가운데에 몰려 나오게 된다. SVGA급의 프로젝터라면 640x480의 VGA급 화면밖에 못 보는 것이다. 영화를 볼 때는 아무래도 16:9의 꽉 찬, 길쭉한 화면이 어울린다.
●사용 목적 4;3과 16:9를 선택할 때 설명했지만, 자신의 주된 사용 용도가 무엇인지를 생각해서 프로젝터를 골라야 한다. 영화만 볼 것인지, 컴퓨터, TV 시청, 게임 등 다용도로 쓸 것인지 잘 생각해보자.
●소음 프로젝터는 내부에 매우 뜨거운 열을 내는 램프가 있으므로 이를 식히기 위해 대부분 팬(fan)을 가지고 있다. 프로젝터의 크기가 작을수록 팬의 소리가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 작은 팬의 소리가 고음이고, 큰 팬의 소리는 저음쪽이다.
소음의 크기는 데시벨(dB)로 나타내는 데, 프로젝터의 소음이 40dB에 가까우면 고문 당하는 느낌이 난다. 소음에 민감하다면 프로젝터의 소음이 어느 정도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 대략 32dB 이하이면 참을 수 있을 정도다. 소음은 같은 크기더라도 귀에 거슬리는 소음이 있고, 부담 안 가는 소음이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꼭 직접 들어봐야 한다.
●명암비(contrast ratio) 프로젝터의 성능을 알 수 있는 좋은 척도 중 하나다. 명암비가 높을수록 흑색을 잘 표현하고, 계조 표현력이 좋은 경향이 있으니, 명암비가 높은 것을 골라서 손해볼 것은 없다.
●입력 단자 프로젝터는 입력 단자가 풍부할수록 활용 범위가 넓어진다. 기본적으로 RGB 단자를 가지고 있으나, 여기에 추가하여 컴포넌트(component), S-Video, 컴포지트(composite) 등이 있으면 좋다.
예를 들어, 게임기를 연결할 때는 컴포지트나 S-Video로 연결할 수 있고, DVD 플레이어는 컴포넌트로 연결하고, 컴퓨터는 RGB 단자에 연결할 수 있다. 최근에는 DVI 단자를 가진 프로젝터가 나오고 있다. DVI는 디지털 영상을 디지털 신호로 입력하는 단자인데, LCD나 DLP 프로젝터는 픽셀 하나하나가 각 디지털 영상의 점 하나에 대응되므로 DVI로 연결할 경우 가장 깨끗한 영상을 볼 수 있다.
DVD나 컴퓨터의 디지털 영상을 컴포넌트나 RGB의 아날로그 신호로 바꾸어 전송하고, 프로젝터에서 다시 디지털 영상으로 바꾸어 각 픽셀을 구동하면 디지털 신호에서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손실이나 노이즈가 조금 발생할 수 있지만, DVI로 연결하면 프로젝터까지 디지털 신호가 그대로 오게 되므로 프로젝터의 최대 화질을 낼 수 있다. 이는 컴퓨터의 LCD 모니터도 아날로그 접속보다 DVI 접속이 더 깨끗한 화면을 보여주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내장 라인 더블러(line doubler)의 성능 프로젝터는 프로그레시브 화면을 재생하는데, 인터레이스 영상이 입력되었을 때 이를 프로그레시브로 바꾸어주는 라인 더블러의 성능이 중요하다. 프로그레시브 DVD 플레이어를 사용하거나 컴퓨터의 그래픽카드의 영상을 받으면 라인 더블러가 필요없지만, 일반 TV 영상이나 게임기의 화면을 받을 때를 생각해서 내장 라인 더블러가 우수한 프로젝터를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여기까지 프로젝터를 고르는 노하우 1부를 마칠까 한다.
다음 2부에도 몇가지 빼놓을수 없는 중요한 포인트를 소개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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