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밍 현상을 방지하는 지혜
오디오를 즐기는 사람들은 각자 정공법은 아니더라도 적지 않게 재생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비법이 있다고들 한다. 일반 가정의 리스닝 공간에서 쉽게 발생하는 저음의 부밍 현상을 손쉽게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세팅 장소의 구석면을 처방하라
"꾸어온 보릿자루"란 속담이 있다. 이야기를 주고 받는 자리에서 말없이 한쪽에 앉아 있기만 하는 사람을 농담으로 일컫는 말인데, 결코 좋게 말하는 뜻은 아니다.
그런데 사람이 아닌 실물의 꾸어온 보릿자루는 오디오 액세서리 베스트 50에 들어간다. 뜻밖이지만 이건 엄연한 사실이다. 리스닝 룸의 음향을 생각해 보면 가장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 "라이브"와 "데드"가 될 것이다.
리스닝 룸의 환경이 라이브하면, 리스닝룸의 유리창에 커튼을 치는 것만으로도 크게 차이가 난다. 여름용 레이스 커튼을 쳤을 경우, 중역은 2Hz 정도, 겨울용의 두꺼운 커튼이면 16kHz에서 125Hz까지 내려간다. 그리고 바닥에 카펫까지 깔면 울림은 현저히 달라진다.
플러터 에코도 스피커의 맞은 편에 흠음 성질이 좋은 물건을 놓으면 휠씬 개선된다. 환경에 따라 영향을 받는 오디오의 질이 이 정도까지라면, 오디오 애호가로서는 그대로 넘길 수 없는 일이다.
내 오디오가 저음이 왠지 답답하고 개운치 않게 들린다면 그 주범은 주변 환경 때문이라고 보면 거의 틀림없다. 여기서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방의 구석구석 부분에서 일어나는 부밍 현상(Booming Effect)이다.
특히 고급 아파트나 탄탄하게 지은 주택의 거실에서는 부밍 현상이 일어나기 쉬운 것이다. 부밍 현상의 경험이 많은 오디오 애호가라면 시청 포인트에서 쉽게 감지할 수 있을 정도다. 아마추어라도 리스닝 룸 구석에서 들어보면 어딘지 모르게 벌이 우는 듯이 "붕붕"거리는 저음이 귀에 거슬린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이렇게 불필요한 저음의 소음 현상이 바로 부밍 현상인데, 이것을 잡아내는 무기가 바로 "꾸어온 보릿자루"인 것이다.
꾸어온 보릿자루를 설치할 자리는 당연히 방의 코너다. 이 코너에서 부밍 노이즈를 흡수하는 오디오 액세서리가 바로 리서브 압서버인데, 특히 최근에 와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기본적으로 꾸어온 보릿자루 정도가 아닌 인삼과 녹용자루 이상이다.
정식 리버브 압서버의 기본형은 보릿자루와는 모양이 좀 다르다. 직경이 25~28mm, 길이가 1~1. 5mm로 큰 베개처럼 생긴 섬유자루 속에 비닐계 스폰지, 고무 스폰지 같은 흡음재를 넣는다. 물론 새로운 섬유로 만드는 것도 좋지만 한 유명 오디오 애호가는 입지 못하는 바지의 통을 묶고 그 속에 흡음재를 채운 다음, 속에다 심지처럼 TV옥외 안테나의 봉을 넣어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 방법이 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음의 방법으로 만들어 보는 것도 괜찮다.
값싼 자재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선 그림과 닮은 주머니를 만드는데, 동네 세탁소에 가면 바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속에 넣는 흡음재는 솜이나 헌 내의 등도 괜찮다. 흠음재가 모두 섬유 제품이니 심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견고한 긴 장대 같은 것을 속에 넣어 주면 좋을 것이다.
모양이 꾸어온 보릿자루처럼 거슬리면 방 분위기에 맟추어서 천의 겉모양을 예쁜 것으로 사용해보거나 대형 인형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고, 룸 인테리어에 쓰이는 간단한 액세서리로 장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압서버의 목적은 근원적으로 리스닝 룸의 코너에서 발생하는 낮은 음역의 소음을 제거하는 데 있다. 하지만 리스닝 룸의 코너에서 일어나는 부밍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아직도 규명되지 않고 있다.
그만큼 오디오의 세계에는 아직도 과학이 해결할 수 없는 신비함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이 압서버 액세서리를 처음 고안한 사람은 이탈리아의 유명 프로 권투선수라고 한다. 그는 자기 리스닝 룸의 샌드백을 걸어 놓고 가끔 연습을 하곤 했는데, 방 코너에 설치한 샌드백이 의외로 부밍 노이즈를 흡수한다는 사실을 발견, 오디오 학회에서 발표해 인증을 받았다고 한다.
관련 용어 해설
라이브 : 라이브한 시청 공간이란 음의 반사량이 비교적 풍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공간에서는 음의 잔향이 넉넉해 재생음의 여운을 잘 느낄 수 있으나 목욕탕처럼 음의 반사량이 지나치게 많으면 재생이 정확하게 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데드 : 데드한 시청 공간은 음을 많이 흡수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데드한 시청 공간에서는 잔향을 거의 느낄 수 없는 단점은 있으나 음을 정확하게 듣고 분석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플러터 에코(Flutter echo) : 음을 반사하는 경향이 강한 곳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 슬랩백 에코(Slap back echo)로도 불리기도 하는데, 재질이 강한 반사음을 많이 내는 시청 공간에 스피커가 있을 때 많이 일어난다.
이 현상은 마주보는 벽이 음을 많이 반사할 때 그 가운데서 손벽을 치면 음이 양쪽을 왕복하면서 불규칙하게 잔향을 내는 다중 반향을 의미한다. 잔향이 여러 방향과 일치하지 않은 플러터 에코는 음의 질을 전체적으로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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